청문회는 듣는 자리 [성경말씀칼럼]





청문회는 듣는 자리

국민들의 투표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 이후, 점차 국정 운영이 정상화되고 있습니다. 새 정부에서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정치 기구와 제도를 개혁하고,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고, 개선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이런 일들을 나누어 맡기기 위하여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 부서의 책임자를 임명하는 일이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대통령이 행정부의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에는 국회의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국회의원들은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들을 통과시키지 않으려고 하고, 이를 통해 대통령을 견제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청문회가 처음 언론에 등장한 것은 1988 11월 진행된 제5공화국 비리와 일해재단 관련 청문회입니다. 이 청문회는 제5공화국에 대한 국민적 심판과 같은 의미를 지닌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청문회에서는 군사독재 정권 하에서는 할 수 없었던 정치권력에 대한 공식적인 비판과 공격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청문회장에 호통과 고함이 난무했습니다. 그리고 준비를 철저히 하여 청문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증인들을 심문하여 답변을 듣고, 진실을 밝힘으로써 국민들의 주목을 받는 청문회 스타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청문회인지라, 2000 6월 국회가 '인사청문회법'을 제정한 이후 도입된 국회 인사청문회 역시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비방과 폭로, 고함과 욕설, 호통과 윽박지르기로 얼룩진 전쟁터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본래 청문회(聽聞會)는 한자어 표현처럼 "듣는 모임"입니다. 영어에서는 hearing(청문회, 공청회)이라고 하는데 이것 역시 듣는다는 뜻입니다. 인사청문회라고 하면 지명된 후보자가 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품성이 있는지를 묻고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귀를 기울여서 후보자의 말을 들어야 할 국회의원들은 듣기보다 자기가 말하기를 더 좋아합니다. 그들은 일단 후보자에 대한 것이라면 시시콜콜한 잘못까지도 모두 수집합니다. 후보자에게 별 문제점이 없을 경우에는 후보자의 부모, 자식, 시댁이나 처가, 먼 친척들까지도 탈탈 털어서 흠집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검사가 피의자를 심문하듯이 범죄 사실을 자백하라고 독촉하고, 후보자가 해명을 하려고 하면 호통을 치고 윽박지르고, 사과를 강요하고, 사퇴하라고 다그칩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인사 검증을 해야할 청문회가 피의자를 심문하거나 피고를 재판하는 자리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발언 시간의 대부분은 질문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가져가고, 후보자에게는 제대로 해명을 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후보자가 잘못을 인정하는 발언은 허용하지만, 질문한 국회의원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을 바로 잡아주거나, 오해를 풀기 위해 해명을 하려고 하면 바로 억눌러 버립니다. 질문을 하는 의원 입장에서는 청문회에서 자기의 멋진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존재감을 드러내고, 언론과 국민의 주목을 받고 싶은데 그게 틀어지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지금 야당이 된 국회의원들 뿐만 아니라, 과거 야당 시절에 집권당을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던 지금의 집권 여당 의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약 성경에도 청문회가 등장합니다. 유대인들이 바울을 고소함에 따라 바울은 청문회장에 출석하여 자기가 행한 일들, 자기가 겪은 일들, 자기가 믿는 바들에 대해 공중 앞에서 진술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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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3) 이튿날 아그립바와 버니게가 크고 화려한 행렬을 거느리고 와서 총대장들과 도시의 주요 인사들과 함께 청문회장으로 들어오고 베스도의 명령으로 바울이 끌려나오니

청문회를 주도한 베스도 총독과 헤롯 아그립바 2세는 바울에게 자기 자신에 대해 충분히 소명할 수 있도록 발언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
26:1) 그때에 아그립바가 바울에게 이르되, 너 자신을 위해 말하는 것을 허락하노라, 하매 이에 바울이 손을 내밀고 자기를 위해 답변하되

바울은 자기가 주님을 알지 못할 때 율법을 따라 살며 교회를 핍박한 일들과, 주님을 만난 일과, 주님의 말씀을 통해 변화받은 삶과, 자기가 믿는 바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청문회장에 앉은 사람들이 다 자기처럼 그리스도인이 되기 원한다며 그들에게 믿음을 권하기도 했습니다.

청문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청문회"라는 말의 뜻 그대로 귀를 기울여 그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들은 바울이 발언하는 동안 중간에 끼어들어 그의 발언을 가로막지도 않았고, 그가 말한 내용에 대해 비판을 하지도 않았고, 그에게 고함을 지르고 욕하고 야유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은 잠잠히 듣고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들이 청문회를 통해 내린 결론은 바울이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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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1-32) 한쪽으로 물러가서 서로 이야기하며 이르되, 이 사람은 죽거나 결박당할 일을 전혀 하지 아니하는도다, 하고 그때에 아그립바가 베스도에게 이르되, 이 사람이 만일 카이사르에게 청원하지 아니하였더라면 석방될 수 있을 뻔하였도다, 하니라.

성경에 기록된 청문회의 모습은 우리에게 청문회의 취지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경 말씀을 본받아 우리나라 국회의 청문회도 달라졌으면 합니다. 고함, 폭로, 비방, 윽박지르기, 우기기, 취조, 심문, 재판을 하는 청문회가 아니라, 후보자의 인성, 철학, 소신, 정책, 자질, 능력 등에 대해 묻고, 그가 자기에 대해 충분히 해명하고 입증할 기회를 주고, 합당한 결론을 도출하는 청문회가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청문회는 듣는 자리이지 소리 지르는 자리가 아닙니다.
 



출처. 부산제일성서침례교회, pastor. Moonsoo Kim ☞ http://www.fbb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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